80년대와 90년대만 해도 패션쇼는 거의 20분에서 30분 동안 진행됐다. 요즘처럼 간략하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30여 벌로 구성하지 않고, ‘다다익선’을 외치는 듯 거의 100여 벌을 보여주곤 했으니까. 구찌, 발렌티노 등을 시작으로 최근 런웨이에선 옷이 차고 넘치는 중이다(물론 샤넬은 늘 그랬다). 발맹을 위해서도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과잉의 쾌락을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있다. 80여 벌 가운데 켄달 제너, 지지 하디드 등은 구렁이와 악어 가죽을 입고 몸매를 과시했으며, 스키니 팬츠인지 부츠인지 애매한 ‘하의’가 모델들의 길고 날씬한 다리를 감쌌다. 원시와 야생의 원초적 본능은 모든 모델들의 옷차림에서 꿈틀댔다. 과잉은 또 있었다. 옷을 만든 솜씨가 지나치게 호사스럽고 세밀해서 보는 내내 눈이 팽팽 돌 지경. 이런 과잉의 미덕이 ‘지금’과 맞닿아 있을까? 킴 카다시안 자매들 외에 누가 이 옷을 좋아할까? 언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