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인 시즌’ 패션쇼를 연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이번에도 헨리 무어의 영감을 이어갔다. 이건 큰 의미가 있다. 단순히 비즈니스적 관점뿐 아니라 마케팅 관점, 디자인적 관점에서도 변화를 의미하니 말이다. 이번 컬렉션은 화이트와 블랙 그리고 그레이와 무어가 즐겨 입는 작업복 컬러인 블루 등 단순한 색조를 기본으로 했지만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트렌치 코트와 체크무늬, 밀리터리 코트 대신 추상적인 디자인의 의상을 선보였다. 해체와 조합을 거듭한 니트 톱과 스웨트셔츠, 비대칭 미니 드레스와 재킷, 앞과 뒤가 바뀐 듯한 톱 등등. 7월에 자신의 최고 경영자 역할을 마르코 고베티에게 내주며 디자인에 몰두하겠다는 베일리는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것을 해체했다. 그 결과 헨리 무어의 작품처럼 추상적 의상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