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오웬스의 지난날은 파격의 연속. 비뇨기 쪽에 구멍을 낸 옷부터 ‘인간 백팩’까지. 미디어에서 씹고 뜯을 만한 아이템을 계속해서 던지는 인물이다. 그래서 이번 시즌 ‘세상의 종말’을 주제로 한 컬렉션의 충격은 어딘지 약했다. 하지만 모델들이 모헤어로 만든 고치를 뒤집어쓰고 나오는 순간 예상은 빗나갔다. “기후변화로 멸종한 마스토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생물이에요. 인간도 그렇게 될 겁니다.” 지구 온난화를 표현하듯 코트에는 에메랄드 그린, 오렌지색으로 녹아내리는 듯한 형태의 자수를 새겼다. 오웬스는 모든 옷을 손수 드레이핑하고 사인을 새겼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패스트 패션과 가장 많이 거리를 두는 방법입니다.” 패션 생태계에서 마스토돈처럼 멸종하지 않을 방법을 아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