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에 등장한 인물들은 현실에 바탕을 둔 소녀입니다. 실용적이고 독립적이며 강인하고 진보적인 소녀. 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많죠.” 크리스토프 르메르의 옷은 이런 소녀들이 입을 만한 옷이 대부분이다. 스퀘어 네크라인이 돋보이는 케이블 니트, 몸을 차분히 감싸는 울 스트레치 드레스, 방수가 되는 집업 블루종, 밀도 높은 울 개버딘 재킷, 가죽 옥스퍼드화까지. 빅토리아 시대를 연상시키는 버튼 장식, 레그 오브 머튼 소매도 눈길을 끌었다. 쇼는 파리 데카르트 대학교의 한 건물에서 열렸는데, 일반적이지 않은 모델들의 동선이 인상적이었다. 모델들은 길고 높다란 창을 따라 걸었으며, 마지막에는 휙 하고 건물을 빠져나간 것. 대학교 강의실에서 이름 모를 소녀를 만났을 때처럼 여운은 꽤 길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