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샌더를 위한, 질 샌더처럼! 극도의 대조를 이루는 검정 버튼의 새하얀 더블 브레스트 코트, 투버튼 스타일의 검정 팬츠 수트 등등 로돌포 팔리아룽가의 무채색, 미니멀, 간결한 라인의 원칙을 고수한 컬렉션은 20년 전에 우리가 본 것과 아주 흡사했다. 모든 것은 하우스 유산에 충실한 동시에 훌륭했다. 이번 시즌 밀라노의 수많은 쇼가 추구한 빈티지풍의 장식적이면서도 현란한 분위기에 대한 도회적인 응수처럼 느껴졌다. 또 페이턴트 가죽보다 반짝이고 유리보다 뻣뻣한 은빛 레인 코트나 메탈릭한 느낌의 핑크색 긴소매 드레스까지. 미래적인 느낌의 소재를 더해 로돌포는 비로소 당당히 자신만의 패션 정체성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