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양의 델피니움으로 텐트를 뒤덮어 화려하게 연출한 꽃동산, 그리고 슈퍼스타 리한나의 등장으로 요란하고 떠들썩하던 패션쇼 워밍업과 달리 쇼는 단순하고 조용한 것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저는 장식을 더하고 싶지 않 았어요. 그래서 프랑스 남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곳에 뜬 무지개, 그리고 또 다른 단순한 것에 대해.” 라프 시몬 스는 동료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빅토리안풍 잠옷 트렌드를 좀더 단순화하는 것으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켰다. 게 다가 영화 <행잉록에서의 소풍>에서 영감을 얻어 어둠이 선사하는 약간의 성적인 암시까지 곁들였다. 뉴룩의 모래 시계 실루엣을 완화시킨 행커치프 코튼 드레스와 쇼츠, 그리고 블랙 테일러 재킷의 조합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융합 의 상징(이 역시 성의 단순화로 볼 수 있겠다). 또한 스카프와 초커 장식에는 이런저런 보석이나 ‘1947(뉴룩 컬렉션 을 선보인 시기)’이라는 금속 태그가 야릇하게 매달려 있었다. 늘 그렇듯 라프 시몬스가 제안하는 미스 디올의 이미 지는 현대적이고 세련됐으며 적당히 예술적이다. 그리고 이 산뜻하고 스마트한 룩을 끝으로 라프는 디올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