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키노와 제레미 스캇! 둘이 만나니 세상에서 제일 익살맞고 재치 만점의 패션 코미디가 런웨이에 펼쳐지고 있다. 몇 시즌째 모스키노 희극 무대에 스캇이 올린 건 맥도날드, 바비, 테디 베어. 이번엔 인형 가게나 패스트푸드점쯤이 아니다. 세차장을 통째로 옮겨왔다(샤넬이 그랑 팔레에 보여준 일련 의 ‘업적’처럼 또 어떤 거대한 상상력이 스캇에 의해 구현될지!). 도로 경고용 트래픽 콘, 바리케이드, 물 대신 거품 방울을 뿌려 축제 분위기를 낸 진짜 세차 기계가 런웨이 위에 설치됐다. 런웨이 세차장에 드나든 아가씨들은 실로 다양했다. 공사장 인부, 자동차 정비공, 세차를 맡기러 온 요란한 숙녀 등 등. 그들은 경고성 문구가 적히거나 네온 컬러로 재구성된 샤넬 수트, ‘Stop’이 아닌 ‘Shop’이라고 풍자한 글자의 리틀 블랙 드레스 등을 입고 도로처럼 연출된 무대 중앙을 걸어 나왔다. 그런가 하면 모스키노식 패러디엔 액세서리만 한 것도 없다. 공구함과 도시락 가방, 꼬리지느러미를 닮은 선글라스, 경고용 테이프 샌들, 그리고 베일로 덮은 안전모와 트래픽 콘 모자까지(모자 디자이너 스티븐 존스의 솜씨). 지금 패션 전문가들 사이에선 스캇이 만든 모스키노의 옷과 액세서리가 아주 잘 팔리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니 다음 시즌엔 더 기발하게 판을 키운다 한들 어느 누구도 비웃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