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코어스 무대에는 강력하고 흥미로운 이분법이 존재했다. 하나는 미니멀한 분위기의 중성성, 다른 하나는 아름다운 색감의 꽃
으로 덮인 여성성. 이를테면 화이트 리넨 거즈 시리즈가 등장한 뒤에 바로 이어진 플로럴 엠브로이더리로 마무리한 청색 양귀비 프린
트의 조젯 드레스가 그것이다. 이는 두 개의 분리된 컬렉션을 보는 듯하면서 절묘하게 하나로 통합됐다. 두 가지 모두 마이클 코어스의
시그니처(불필요한 것을 배제한 90년대 분위기와 실용주의, 그리고 정교한 테일러링에 기반)를 기본으로 하기에 가능했다. 특히 마이
클 코어스의 클래식 아이템인 스웨이드 트렌치, 소매가 풍성하게 축 늘어진 검은 블라우스, 얇은 샹티 레이스를 수직으로 더한 이브닝
셔츠 드레스 등은 현대 여성에게 더없이 잘 어울릴 듯. 한편 두 가지 서로 다른 미학의 대조는 이번 뉴욕 패션 위크의 특징 중 하나였던
두 가지의 경쟁적 주제를 반영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그런지 스타일에 대한 존경, 그리고 차분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여성적 이미지. 물
론 우아한 양귀비 프린트와 꾸뛰르 원단은 오스카 드 라 렌타와 살짝 비슷했지만, 마이클 코어스 팬들이라면 별로 개의치 않을 것이다.